겨 울 비
인현주
희뿌연 아침 안개 자욱한 도심 속
겨울이 지나가는 길목에 비가 내린다
사망의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천상의 사랑 외면했던 영혼처럼
매서웠던 한파로 꽁꽁 얼었던
세상이 녹아내린다
미련 남은 아침 안개 등 떠밀어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밀던 태양은
다시 먹구름 뒤로 숨어버리고
도시는 차가운 기운만 맴돌아도
자녀찾아 이땅오신 어머니처럼
겨울비는 세상을 씻어 내린다
볼품없는 모습으로
길가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던 눈덩이들
오늘은 내리는 비에 몸을 맡기며
서럽던 기억을 지우고
이제는 새로운 삶을 준비하며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린다
아버지 어머니 내리시는
단비를 받으며 돌아갈 고향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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